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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최문자] 편지

가는 길이 어두워

내 편지는 네게 닿지 못한다.

어둠 위에 육필의 자모가 나가고

어둠이 뜯어버린 단어들이

하던 말을 멈추고 있다.

어두워 못 가는 편지

그대, 모든 촉수 터질 듯 높여

반짝이는 그리움의 자모를 맞춰보라.

가슴털 뽑힌 우표 한 장 붙이고

네 이름의 외곽에서

쓰러져 잠든 내 언어들을 해독해보라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- 최문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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