네가 떠났으므로
꽃이 필 필요가 없다
네가 떠났으므로
해가 질 필요가 없다
네가 떠났으므로
눈물 흘릴 필요가 없다
네 눈으로 보았고
네 목소리로 말했고
네 마음으로 느꼈고
네 입맛으로 먹었고
네 말로 나는 살았다
네가 떠났으므로
나는 죽을 수도 없다
네가 떠났으므로
나는 이미 내가 아니기에
남은 건 다음 생이기에
- 천양희.
'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김승희] 장미와 가시 (0) | 2013.06.10 |
---|---|
[용혜원] 가장 외로운 날엔 (0) | 2013.02.10 |
[유하] 농담 (0) | 2012.11.03 |
[최승자] 雨日풍경 (0) | 2012.11.03 |
[마종기] 전화 (0) | 2012.11.03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