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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천양희] 네가 떠났으므로


네가 떠났으므로

꽃이 필 필요가 없다


네가 떠났으므로

해가 질 필요가 없다


네가 떠났으므로

눈물 흘릴 필요가 없다


네 눈으로 보았고

네 목소리로 말했고

네 마음으로 느꼈고

네 입맛으로 먹었고

네 말로 나는 살았다


네가 떠났으므로 

나는 죽을 수도 없다


네가 떠났으므로

나는 이미 내가 아니기에


남은 건 다음 생이기에








- 천양희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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