언젠가 너는 말해야 하리라
비에 젖은 쓰레기 봉투에 대해
편리하게 모았다 지워버린 과거에 대해
아무것도 모르는 척 뜨고 지는 태양에 대해
파헤쳐진 강, 포클레인에 유린당한 산에 대해
네 몸속에서 아직도 자라고 있는 치욕에 대해
울리다 만 전화벨에 대해
더러운 도시를 아릅답게 노래하는 법을
너는 모르고
시가 되지 못한 상념들이
잘게 부서져 찻잔 위에 떠 있다
목에 걸린 묵직한 회의를 걷어내고
나는 일어섰다
싸구려로 위로받느니 차라리
냉정한 무관시믈 택하겠어
- 최영미.
'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정해종] 수정 얼음 (0) | 2013.06.22 |
---|---|
[성미정] 동화-파랑새 (0) | 2013.06.22 |
[이성선] 대작 (0) | 2013.06.22 |
[박남준] 쑥 너씨유 (0) | 2013.06.21 |
[박노해] 탈주와 저항 (0) | 2013.06.18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