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[신현림] 꿈꾸는 누드

이 남자 저 남자 아니어도

착한 목동의 손을 가진 남자와 지냈으면

그가 내 낭군이면 그를 만났으면 좋겠어

호롱불의 무드를 살려놓고

서로의 누드를 더듬고 핥고

회오리바람처럼 엉키고

그게 엉켜봤자라는 걸 알고 싶고

섹스보다도 섹스 후의

갓 빤 빨래 같은 잠이 준비하는 새 날

새 아침을 맞으며

베란다에서 비둘기의 노랫소리를 듣고

승강이도 벌이면서 함께 숨쉬고 일하고

당신을 만나 평화로운 양이 됐다고 고맙다고

삼십삼년을 기다렸다고 고백하겠어









- 신현림.

'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주요한] 꽃  (0) 2013.06.28
[박노해] 경주마  (0) 2013.06.28
[곽재구] 영자  (0) 2013.06.25
[최영미] 자본론  (0) 2013.06.25
[정해종] 수정 얼음  (0) 2013.06.2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