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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심보선] 나는 발자국을 짓밟으며 미래로 간다

가장 먼저 등 돌리데

가장 그리운 것들

기억을 향해 총을 겨눴지

꼼짝 마라, 잡것들아

살고 싶으면 차라리 죽어라

역겨워, 지겨워, 왜

영원하다는 것들은 다 그 모양이야

십장생 중에 아홉 마릴 잡아 죽였어

남은 한 마리가 뭔지 생각 안 나

옛 애인이던가, 전처던가

그미들 옆에 쪼르르 난 내 발자국이던가

가장 먼저 사라지데

가장 사랑하던 것들

추억을 뒤집으니 그냥 시커멓데

 

나는 갈수록 추해진다

나쁜 냄새가 난다

발자국을 짓밟으며 나는 미래로 간다

강변 살자, 부르튼 발들아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- 심보선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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